이지니 작가님의 "에세이 글쓰기 수업"을 읽으며, DAY30일로 글쓰기 연습을 시작했다.
# 외롭다.
오늘 내 기분을 딱 한 단어로 말하라면, 망설임 없이 이 단어다.
외 롭 다 ......
인간은 원래 외로운 동물이라던데, 나는 대체 무엇으로부터 외로운 걸까?
여자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햇수로 4년째다. 주말이면 늦은 점심을 같이 먹곤 했다.
오후 볕이 길게 들어오는 식탁에, 아직 식지 않은 국그릇을 사이에 두고,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꺼내 놓았다. 별것 아닌 이야기에도 웃음이 오갔고, 접시가 비어 가는 동안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그런데 벌써 넉 달째, 그 식탁이 비어 있다. 열여섯 살의 나이 차이.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아직 우리 관계를 알리지 못했다. 그래서 지방에서 근무하는 큰오빠가 주말에 올라오는 날이면, 그녀는 토요일 저녁을 가족과 보내기 위해 본집으로 귀가 한다.
이번 주는 미국에 있던 작은오빠까지 한국에 들어왔다. 제헌절부터 긴 휴가라 가족 모임에 간다고 했다.
나는 또 혼자 남겨졌다. 주말은 여느 때보다 조용히 찾아왔다.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몇 번이고 뒤집어 보고, 커피는 한 잔만 내렸다. 두 사람 몫이던 습관들이 자꾸 한 사람 크기로 줄어든다.
요즘 들어 마음 한구석이 자꾸 시끄럽다.
내 벌이가 시원찮으니, 혹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 마음만 먹으면 그녀의 문자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본다고 안심이 될까. 오히려 의심만 더 커질 것 같아 들여다보는 일조차 포기했다.
몇 번 넌지시 떠보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녀는 이런저런 이유를 곧바로 내놓았다. 곰곰이 생각해서 꺼내는 말이 아니라, 즉시 상황을 설명하는 말투였다. AI에게 그녀의 속마음을 물어본 적도 있다.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그녀의 거짓말을 알게 됐을 때, 과연 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곰곰이 따져 보니 맞는 말이었다. 설령 사실이라 한들, 지금의 나로서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으니까.
그저 헤어질 빌미 하나가 될 뿐일까. 아직 헤어질 결심이 선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그 사람을 경제적으로 지켜줄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놓아주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다.
우리는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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