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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글쓰기 수업

DAY2- 최근 멈칫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by 두발로 발품 2026. 7. 21.

# 내 안부를 전하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장마철이다. 해가 뜨지 않으니 겨울인 양 하루가 늦게 시작된다.

오전 열 시가 넘어서야 설정해 둔 알람이 카톡으로 밀려온다. 그 알림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친구가 있다. "오늘은 연락해 봐야지." 늘 그렇게 마음먹지만, 나는 매번 그 앞에서 멈칫한다.

 

본캐를 버리고 부캐를 주업으로 삼기로 결심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본캐로 일하던 시절에는 한 주에 열 건씩 미팅과 제안 작업을 했고, 영업 목표를 위해 숱한 시간을 쏟았다. 스트레스는 술자리로 풀었고, 그 스트레스를 다시 풀려고 2차, 3차로 이어지던 술자리에서 쌓인 친분이 인간관계의 전부라고 여기며 살았다.

 

그런데 심적으로, 물적으로 힘들었을 때 정작 내 곁에 있어 준 친구는 누구였을까. 영업으로 맺어진 의리와 신뢰는 딱 그만큼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그 순간 서로의 이익이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모임을 줄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들 한다. 온전한 노후를 맞으려면 결국 혼자 있는 법을 익힐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도 마음에 남는 친구가 하나 있다. 10여 년 전부터 만나 온 사이다. 처음엔 영업 고객이었지만, 알고 보니 나이도 비슷하고 학교 출신도 비슷했다. 비슷한 꿈을 품고 진학했다가 서로 다른 길로 접어든 끝에 다시 만난 사이였다.

군에 몸담고 있던 친구였기에, 나는 그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만한 일이라면 알고도 부탁하거나 청탁하지 않았다. 그가 제대하고 새 직업에 자리를 잡은 뒤부터는 서로 더 가까이, 더 자주 도움을 주고받으며 몇 해를 보냈다.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고비를 넘길 때마다, 지난 3년 동안 나는 그의 도움을 받은 셈이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만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사이 내 가족에는 큰 변화가 있었고, 나는 본캐를 버리고 부캐를 택해 살아가고 있다. 늘 연락해야지 생각만 하는 친구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했던가.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니,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그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연락하려 한다.

어쩌면 그 마음이야말로, 내가 매번 연락 앞에서 멈칫하는 진짜 이유일지도 모른다.